[요즘][067] 귀찮지만 중요한 일🏝️

2022-07-26

귀찮지만 중요한 일🏝️

🏃‍♀️호기심 부자재원


청어람이 협력단체로 참여했던 <2022 제주 평화순례>에 스텝으로 다녀왔습니다. 강정마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고, 평화는 더욱 어려운 제게 이번 순례 일정은 꽤나 부담이었습니다. 제주에 갈 때마다 4.3과 관련된 곳을 찾아다니며 철저하게 외부인인 것을, 육지 중심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조심스러워지곤 했는데요. 강정에 들어선 해군기지를 저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의문과 걱정을 가득 가지고 강정에 도착했습니다.


낯설고 어색한 일 투성이었지만 마을 주민과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도 마음도 정리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하나를 꼽으라면 셋알오름을 오르던 순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4.3 평화기행으로 제주도의 남서쪽, 송악산 인근의 셋알오름을 오르는 일정이 있었는데요. 송악산의 존재도 모르고 살았지만 송악산과 셋알오름의 역사와 지리적 특징을 들으며 참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셋알오름을 올라가며 오른쪽에 펼쳐지는 바다 건너 한라산의 풍경과 왼쪽에 펼쳐지는 바다의 윤슬, 풀 소리를 내며 바람에 세차게 흩날리는 눈앞의 푸른 잎들이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다웠습니다. 요충지라는 이유로, 거대 자본의 유입과 난개발을 막지 못해서, 한마음 한뜻으로 마음을 모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아름다운 곳이 긴 역사 속에서 계속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곧 사라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 더 아름다워 보였을지도요.


땅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 계속 곱씹게 되는데요. 해군기지를 지으려고 폭파된 구럼비 바위도, 리조트가 들어서기 위해 사라지는 오름들도, 골프장을, 도로를 지으려고 밀려나가는 산림들도 과연 누가 어떤 권리로 그렇게 쉬이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걸까요. 당연하게 여기는 인간 중심적인 권리들과 관점들이 제 삶 속에 얼마나 침투해있는 걸까요?


평화순례에 떠나기 직전까지 <얘기하자매>에서 진행했던 <숲속의 자본주의자>가 종종 떠올랐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 나의 지난 시간들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는 일은 꽤나 귀찮고 때론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일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가오는 휴가 기간에는 여러분도 자연 속에서 그런 사색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시길 추천드려요.


셋알오름 일제동굴진지로 향하는 길입니다. 이 길을 또 가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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